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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oTODAY 내시경 교실


[위암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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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내시경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확인되지 않아 수일 후 다시 조직을 얻어 signet ring cell carcinoma로 나온 환자입니다. 일견 얕은 함몰형 병소이고 깊고 necrotic한 궤양부를 가지고 있는 형태가 아닙니다. 바닥은 붉지만 viable tissue로 생각되므로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그러나 100%는 아닙니다. 조기위암은 정상부위와 비정상부위가 섞여있는 경우가 많고, signet ring cell type인 경우는 염증인지 암인지 구분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조직검사의 sensitivity가 100%일 수 없습니다. 육안소견에서 암으로 판단되었으므로 첫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나오지 않더라고 재검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 병소가 IIc인지 IIc + IIa인지 아니면 또 다른 복합형으로 불러야 하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병소를 단순히 EGC IIc로 부릅니다. 사람의 몸은 analog입니다. Digital이 아닙니다. 기계도 아닙니다. 어떤 함몰형 병소도 자를 대로 그은 것처럼 100% 민들민들하고 매끈매끈하고 전혀 오돌토돌하지 않은 그런 바닥일 수 없습니다. 고해상도 내시경으로 눈을 크게 뜨고 보면서 색소를 뿌리거나 NBI를 켜서나 zoom 내시경을 하거나… 여하튼 자세히 보면 모두 약간 울퉁불퉁합니다. 매우 작은 소견을 모두 기술한다고 치면 EGC IIc + IIa + IIb + III와 같은 진단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누더기가 되는 것이지요. 아무 쓸모도 없게 됩니다.

분류는 임상적 유용성을 위한 것입니다. 분류를 위한 분류는 필 없습니다. 조기위암 내시경 분류는 일본사람들이 40년 전쯤에 매우 희미한 내시경으로 병소를 관찰하다가 만든 것입니다. 표재성 병소를 대강 융기형, 함몰형으로 나누었다는 점만으로도 크게 의의가 있었고 조기위암 내시경 진단이나 내시경 치료에 대단한 기여를 하였던 분류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사람들의 분류를 무슨 신주단지처럼 생각하고 엄청 집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드립니다. 위를 자세히 관찰하여 진행성 위암과 조기위암을 놓치지 맙시다. 병소의 특징을 보여주는 사진을 원경, 중경, 근경으로 잘 찍어둡시다. 공기를 넣고 빼면서 관찰하고 특징적인 소견이 있으면 사진으로 찍으십시오. 조직검사 직후 사진을 남겨 어떤 부위에서 검사가 되었는지 확실히 해 두십시오. 그러나 전체 내시경 검사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병소의 위치, 크기, 모양을 자세하고도 알기 쉽게 글로 남겨두세요. 글을 남길 때에는 spelling과 문법을 잘 지킵시다. 영어가 편하면 영어로 남기고 우리말이 편하면 우리말로 남기십시오. 문법과 spelling이 엉망인 Konglish보다는 바르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글을 남기십시오. 진단명은 정확히 붙이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BUT… HOWEVER… EGC 분류는 대강 하십시오. 고민하면서 자세히 붙여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필요도 없습니다. 헷갈리기만 합니다. 다시 보면 달라집니다. 그러니 EGC 분류에 대하여 길게 생각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 증례 같으면 그냥 IIc로 붙이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만 중요시 합시다. 그래도 우리는 충분히 바쁩니다.

2014. 7. 13. 이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