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질환이 확진된 상황에서는 어느 의료기관에서나 치료 원칙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추정 정도에서는 혹은 그 이하의 소견(약간 의심된다 등)이라면 병원마다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양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치료를 권하는 방향: 암이 의심되거나 전암성 병소이면 일단 내시경으로 그 부위를 제거하여 암인지 아닌지 최종적으로 확인하자는 접근법입니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부위를 미리 제거하므로 향후 문제가 될 확률이 적고 마음이 놓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암이나 전암성 병소가 아닌 것으로 나오면 과잉 치료는 아니었나 후회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도 불명확합니다. 암이 아니라면 대부분 큰 보상은 받을 수 없습니다. - 경과관찰을 권하는 방향: 암으로 확진된 상황이 아니라면 일단 추후 재검하자는 접근법입니다. 암으로 확진된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므로 과잉 치료의 걱정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추적검사에서 암이 나오지 않는다고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몇 번 문제가 없으면 최종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맺을지 정할 수 없습니다. 혹시 나중에 암으로 진단되고 만약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조금 일찍 치료했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원칙이 없고 각각의 장단점이 거의 반대이므로 의사나 환자의 인생관 혹은 철학이 중요합니다. 의사들은 보통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고 환자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저희는 중증종합병원이고 주로 암환자를 진료하는 곳이기 때문에 애매한 경우는 가급적 치료하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으나, 환자분께 강권할 수는 없습니다. 환자마다 인생관이나 철학이나 사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합니다.